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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어학습의 화두는 단연 ‘말하기’다. 사회 전반에 서 영어의 실용성이 중시되면서 영어학습의 중심이 ‘읽기’,‘듣기’에서 ‘말하기’로 이동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문법·독해 위주의 영어학습이 가지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말하기 능력을 우선시하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에서 신입 채용과정에 말하기 능력 시험 점수만을 반영한다고 밝힘에 따라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더욱 심화되었다.



세계적인 외국어 학습 브랜드 로제타스톤 한국 지사에서 자녀가 있는 학부모 1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65.9%가 ‘자녀의 영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말하기 능력 학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한 외국어 교육업체에서 서울과 부산소재 17개 대학교에 재학중인 학생 1,137명을 대상으로 외국어 학습에 관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응답자의 90.4%가 ‘어학 공부 중’이라고 밝혔으며, ‘향후 영어 말하기 학습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74.2%에 달했다.



하지만 영어교육 전문가들은 이러한 말하기 중심의 학습분위기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양대 영어교육과한문섭 교수는 과거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말하기 능력을 강조하는 것은 그동안 다소 부족했던 부분을 올려놓음으로써 균형을 찾자는 것이지 말하기 능력이 다른 영역보다 더욱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응용언어학계의 세계적 석학이자 런던대 명예교수인 헨리위도슨은 과거 한양대에서 주최한 영어교육 특별강연회에서 “의사소통은 듣기·읽기·말하기·쓰기 등 모든 측면을 포함한다”며 “의사소통 능력을 키운다면서 쓰기나 읽기를 무시한 채 말하기 교육에만 치중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또한 “영어를 배우는 목적은 각기 다르다”며 “학습자의 요구에 맞는 영어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영어교육 전문가들은 모국어와 외국어의 학습 원리가 다르다고 말한다. 모국어가 일상에서 겪는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습득’되는 것이라면, 외국어는 모국어와 관련한 습관을 뒤로 하고 ‘학습’해야 하는 제2의 언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외국어를 모국어처럼 말하기 중심으로 배우라고 강조하는 교육법은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 특히 성인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즉, 외국어로서의 영어를 제대로 학습하기 위해서는 모국어 학습 원리를 따라 말하기 능력을 우선으로 할 것이 아니라 학습의 기본이자 필요성이 높은 읽기와 듣기 능력이 먼저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신입 채용 시 자격 조건으로 여전히 TOEIC을 활용기업이 신입 채용 시 자격 조건으로 여전히 TOEIC을 활용


기업이 원하는 TOEIC 평균점수는 ‘728’점,영어 실력 평가 위해 TOEIC 적극 활용


듣기·읽기의 중요성은 지난 수십 년간 많은 기업에서 채용과 승진과정에 TOEIC을 활용한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실무에서 영어 활용 비중이 커지면서 다수의 국내 및 해외 기업이 TOEIC을 활용하여 직원들의 영어 실력을 개발하고 평가해왔다. 추가적인 필요에 따라 말하기 능력 시험에 대한 수요도 생겼지만, TOEIC은 영어교육이 강화된 이래로 오랜 동안 영어 듣기·읽기 능력의 평가 도구 로서 다양하게 활용되었다. 그뿐 아니라 TOEIC으로 응시자들의 영어 기본기를 파악하고자 하는 기업의 움직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많은 기업이 신입 채용 시 자격 조건으로 여전히 TOEIC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람인’이 국내 기업 177개사를 대상으로 신입 채용 시 필수 자격조건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43.5%가 ‘있다’고 답했고, 외국어 성적 조건으로 TOEIC을 본다는 기업이 46.2%로 가장 많았다. 기업이 요구하는 성적 수준을 자세히 살펴보면 700점 이상(35.9%)이 가장 높았고, 800점 이상(23.1%), 650점 이상(10.3%) 순으로 이어졌으며 평균 점수는 728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자료를 분석해보면, 영어 말하기 열풍 속에서도 TOEIC이 영어의 기본기를 가늠하는 평가 도구이자, 기업이 요구하는 실무 능력의 척도라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또한 TOEIC에 출제되는 듣기·읽기 문제는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말하기 능력의 기초가 된다. 전문강사진들이“LC 스크립트를 듣고, 읽고, 써보면 자연스럽게 귀가 열리고, 입이 트인다”고 말하는 것도, 대부분의 TOEIC 고득점자들이 TOEIC Speaking에서 높은 레벨을 달성하는것도 같은 이유라고 볼 수 있다.